*GOOD BUILDER

INTERVIEW

"영감의 발견을 위한 포토그래퍼의 산책"

남건우 포토그래퍼 인터뷰

PROLOGUE

프롤로그

우리는 산책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새로운 시선을 마주하기도, 뜻밖의 영감을 발견하기도 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 그르니에의 말을 빌려 표현하면 산책한다는 것은 우리를 사로잡고 있는 일상 가운데 어떤 빈틈을 마련할 수 있음을 뜻하며, 산책이란 우리로 하여금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이기에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진다. 불어오는 바람에서 제법 상쾌한 기분이 느껴지는 목요일 오후 남건우 포토그래퍼와 함께 오래된 세월을 머금은 서울의 한 동네를 찾았다. 익숙하고도 낯선 장면들이 생경하게 다가오는 이 곳을, 우리는 약간의 대화와 함께 천천히 마주하고 느리게 담아보기로 했다.

Edit, Photograph

Donghoon Lee 동훈 / @ldhooon

Interviewer 

Gun Woo Nam 남건우 / @_nawooo

사진 작업에 영감을 받는 것들은 어떤 게 있는 지 궁금해요. 

일상을 보내며 마주하는 여러 순간들이요. 때로는 영화나 소설 속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고요. 목적 없이 걸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단편들이 작업의 시작점이 되기도 해요. 혹은 오늘처럼 새로운 장소에 발을 내딛으며 만나는 여러 요소들도요. 인상 깊었던 장면들이 알게 모르게 무의식 속에 차곡차곡 쌓여, 작업할 때 재창조되는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인해 일상 속 여유로운 걸음의 시간들을 가지기가 더욱 힘들어진 것 같아요. 

저 또한 익숙하게만 생각했던 산책의 소중함을 깨닫고 있어요. 예전부터 마음이 답답하고 뭔가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걷고는 했어요. 목적 없이 거닐며 대면하는 풍경들이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해주기도, 복잡했던 생각들을 정리해 주기도 하거든요. 가끔은 새로운 장소로 발걸음을 옮기며 영감을 얻고 이를 사진으로 기록하기도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로케이션은 특히나 매력적인 것 같아요.

오늘의 로케이션은 인위적인 재료들에 시간이 개입되어 만들어진 자연스러움이 인상적이에요. 투박한 콘크리트 덩어리 사이로 투과되는 빛이 무척이나 극적이기도 하고요. 

처음 이 곳에 도착했을 때부터 순간순간의 장면들을 흑백으로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축물의 틈 사이로 새어나오는 빛과 그 이면의 어둠에서 오는 강한 콘트라스트, 인공 소재들과 자연 요소들의 섬세한 질감 차이를 담아내기에 흑백 사진이 무척 적합할 것 같았거든요.

남건우 포토그래퍼 사진 <문화비축기지>

평소 야외 촬영을 주로 하나요? 

의뢰가 들어오는 커머셜 작업들의 경우에는 보통 스튜디오 촬영을 기반으로 해요. 사실 야외 촬영은 변수가 너무 많아요. 날씨의 영향도 무시하지 못하고요. 구름이 있고 없고의 차이만으로도 광질이 무척 달라지거든요. 그에 비해 실내 촬영은 인위적으로 환경을 세팅하다 보니 변수 없이 의도하는 느낌들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멋지게 꾸미고 만들어 놓는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이미 훌륭한 로케이션과는 비교가 되지 않죠.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제주도에서 촬영했던 이전 작업들을 봤어요. 무척이나 멋지던데요. 야외에서 셔터를 누를 때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포인트가 있다면요. 

로케이션 자체의 고유한 느낌을 잘 담아내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모델 분이 환경에 몰입할 수 있는 최소한의 디렉션만 주고, 그 뒤로는 말없이 순간 순간을 담으려 하는 편이에요. 자율성에서 포착해내는 것들이요. 실내와는 달리 야외에서는 카메라를 바라보는 표정과 움직임이 훨씬 더 과감하고 자유로워요. 그 속에서 로케이션의 느낌과 잘 어울리는 장면들을 찾아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촬영해요.

남건우 포토그래퍼 사진 <제주도>

필름 카메라를 늘 가지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필름은 디지털과는 다른 아날로그한 지점이 꽤나 매력적인 것 같아요. 

맞아요. 필름 카메라로는 일상의 순간들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사진들을 주로 찍어요. 촬영의 수월함이나 결과물의 세련됨은 디지털 카메라를 따라가지 못하지만, 우연이 개입된 비의도적 장면들이라던지,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결과물들이 나오기도 하는 부분 등・・・. 이런 변수들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고 느껴져요. 매 컷마다 한 번씩 기회가 주어지니 담아내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기도 하고요.

필름 카메라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몇 년 전 우연한 기회가 생겨 패션 브랜드 캠페인 촬영 차 프랑스에 방문한 적이 있었어요.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던 촬영들이 아니었다보니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에 틈틈이 거리 곳곳을 산책하고는 했는데, 우리와는 다른 문화적 환경을 담고 있는 도시의 모습들이 무척이나 흥미로운 부분들로 다가오더라고요. 그 장면들을 자연스럽게 기록하고 싶어서 늘 가지고 다니던 디지털 카메라로 담아보려 하니, 뭔가 느낌이 잘 안 담기는 거예요. 그 때 처음으로 ‘필름으로 찍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근처 사진관에 가서 무턱대고 필름 카메라 하나를 샀어요. 그 순간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아요.

남건우 포토그래퍼 사진 <유럽;필름카메라>

건우 포토그래퍼의 사진은 몽환적이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요. 

전공이었던 경영학과를 뒤로 하고 사진을 배우고자 처음으로 상업사진 전문 학원에 등록했는데, 거기서 가장 먼저 배웠던 것이 누군가의 결과물을 똑같이 카피하는 것이었어요. 유명한 포토그래퍼의 사진에서 보여지는 구도와 색감, 무드 등을 따라하며 테크닉을 배우는 식으로요. 저는 그게 왜 그렇게 싫었는지 몰라요. 결국 몇 달 다니다가 학원을 그만두고 독학을 시작했어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사진을 통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들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질문했고, 이를 조금 더 직관적이고 과감하게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타일이 생긴 것 같아요. 아직 정립하고 있는 과정이지만요.

어떤 포토그래퍼로 기억되기를 원하나요?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요.

음・・・. 색이 독보적인 포토그래퍼요. 독보적인 실력 말고요. 나만의 고유한 컬러와 질감을 가진 결과물들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말로 서술하기는 어렵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들이 여전히 머릿속에 가득해요. 아직 명확하고 간결하게 정의 내리지는 못하겠어요. 꾸준히 해 보는 것만이 답인 것 같아요. 정말 아직 한창 열심히 해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남건우 포토그래퍼 사진 <작업물>

빌더굿의 컴프레션 자켓, 캡슐백과 함께 했던 오늘의 여정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컴프레션 자켓, 캡슐백 시리즈는 야외에서 활동하는 워커들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춰 고안된 워크툴이라고 들었어요. 튼튼하고 내구성이 좋은 원단임에도 무척이나 부드럽고 가벼운 점이 부담 없는 촬영과 이동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 같아요. 특히나 야외 로케이션 촬영의 경우 다양한 컨디션에서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각각의 물품들을 지니고 다녀야 할 경우가 많은데, 빌더굿의 제품들은 크고 작은 보관 주머니들이 적절한 위치에 잘 배치되어 있어 무척이나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어요. 단순한 자켓과 가방이라는 패션의 의미를 넘어 정말 ‘워크툴’이라는 이름과 잘 어울리는 제품들이에요.

WORK TOOLS

남건우 포토그래퍼가 착용한 워크툴들을 확인해보세요.

 175cm / 6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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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RESSION WEAR /jacket [2size]

COMPRESSION HAT /bucket [black]

CAPSULE BAG /bucket [bl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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